왜 우리 부모는 자녀의 잘한 것을 칭찬하기보다는 못한 것을 찾아서 지적하는 데 훨씬 익숙한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 조상 아담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부터가 아닌가 싶습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인류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시작하면서, 불완전한 잣대로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시각을 갖게 된 것이지요.
인류는 지금도 끊임없이 상대방의 잘못을 비난하고 정죄하는 일을 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한 선악과의 법은 결국 우리 모두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찾아 마음껏 칭찬하고 격려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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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코로나와 상관없이 남편이 집에서 일해요.
코로나 때문에 부부가 붙어 있게 되면서 부부 불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홈스쿨링 하면서 워낙 네 식구가 집에 있는 것이 익숙해져 있어서, 코로나 때문에 같이 있게 되어 불편한 부분은 이미 넘어간 것 같아요.
그런데 책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들어왔던 말들이 불편했구나 하고 생각나서 주절주절 하게 되었네요.
작년에 제가 대안학교에 행정간사로 1년 일하면서 아이들도 대안학교를 보냈어요.
지금은 저도 그만두고 (사실은 거의 잘렸음 ^^;;) 아이들도 빼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올 3월부터 1년만에 모두 집에 있게 된 것이죠.
작년에는 점심은 학교에서 해결했는데
이제 다시 밥 세끼에 한창 크는 아이들 간식 차리기를 해야 했습니다.
점심 먹고 저녁식사까지 텀이 기니까 저는 중간에 한 번은 먹어야 기력이 도는 사람이고, 아이들도 그렇게 길들여지기도 했고 한창 먹을 나이잖아요.
남편일을 좀 돕거나 개인 공부를 하다가 "식사 준비해야겠다." "간식을 먹어야겠다."라고 말하면서 일어나면 남편이 "또 먹어?"라고 하더라구요.
세끼 밥 차리고 간식을 차리느라 너 참 힘들겠다. 또는 이렇게 차려주니까 먹는 것은 신경 안 쓰고 일할 수 있어서 참 고맙다가 아니라 자신은 그렇게 자주 먹지 않아도 되고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먹는 데에 시간을 많이 쓰게 된다는 그런 뉘앙스를 풍기더군요.
제가 집에 있게 되면서 남편일(회계정리)을 돕기로 했는데 그렇게 먹는 일만 신경 쓰면 너는 일을 언제 하냐..와 같은 압박도 느끼구요.
남편의 마음은 이것과 전혀 다를 수 있지만 암튼 저는 그렇게 느껴질 정도로 좀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저는 한 번에 많이 먹지를 못해서 좀 자주 챙겨먹어야 하는데, 남편은 한번에 먹을 것을 먹고 계속 집중하고 싶었나 봅니다.
제가 몇 번 더 차린다고 준비를 도와달라고 한 적도 없고 뒤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런 감정에 대해서 남편에게 말을 했고 남편도 이젠 "또 먹어."라는 말은 쓰지 않고 있답니다.
어떨 땐, 나름 맛있게 한다고 시간을 오래 들여 신경 써서 만들었지만
좀 싱겁다거나 비린내가 난다거나 좀 간이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이런 말을 들을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정말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어서... "그래 그렇긴 하네. 나도 그런 것 같아." 하고 넘어갔는데, 그게 차곡차곡 15년 이상을 듣다 보니까
나는 손도 느리고 요리도 잘 못하는 여자다 라는 게 머릿속에 배어있는 거예요.
반면 같은 요리인데 아이들은 너무 진심이 느껴지게 "음~~ 맛있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애들 앞에서는 간식을 참 맛있게 만들어주는 엄마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남편은 "자기도 저렇게 반응을 해야 하는데..." 하며 미안해하기도 하지만 자신은 객관적이고 진실하기 때문에 거짓말은 못하겠다는 거지요.
저도 "그래... 괜찮아. 진실이 필요하지, 그래야 발전을 하지." 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냥 요리 앞에서 작아진 제가 되어 있더라구요.
예전에 사람의 성격유형에 관해 많이 공부한 한 자매가 저희 부부가 좀 완벽주의이고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때는 저희 가요? 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아요.
그 자매 말로는 남들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본인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그런데 그런 성향이 서로 맞기 때문에 무리 없이 살 수 있다고..
칭찬보다는 너 정도면 더 잘할 수 있어! 하는 느낌을 서로 주고받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남편을 칭찬할 것이 사실 엄청 많은데 지금 저도 98점 남편한테 100점짜리였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것 같네요.
그냥 나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받고, 더 뭘 바라기보다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글을 남겼는데, 우리 아이들도 그런 것을 원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안그런다고 생각했는데 더 잘하기를 은근히 바라면서 칭찬은 작게 말하고 조언은 아주 크게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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